저녁.

노가다 한 돈을 노트북사는데 질러서

부모님으로부터 한달에 십만원을 생활비로 받는다.

그런데 매일같이 시내버스를 타고 학교를 갔다가 오고, 점심과 저녁을 1700원을 주고 사먹다 보니 하루에 깨지는 돈만 6000원돈이 깨진다. 그렇게 한달(30일)을 산다고 하면 180000원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실제로 30일내내 학교를 가기도 하고.. 즉.. 완벽한 적자 생활이라는걸 몇일전에 깨닫고 통장이 약 -3만원인 상태에서 10만원의 용돈을 받았다. 이걸로 최대한 오래(한달도 아니고 최대한 오래) 버티기 위해서 어떻게 할까를 고민했는데.. 방법이 없더라. 사실 버스비는 줄일 수 없는거고, 점심과 저녁중 한개를 굶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저녁을 굶기로 했다.

어떠냐.. 다이어트를 위해 일부로 굶는 사람도 많은데..

부모님을 원망하진 않으련다. 방학때 알바라도 뛰려고 독하게 마음 먹었으면 도서관을 일주일에 5일가고 토요일과 일요일을 이용해서 알바를 뛸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은건 나다. 고로 굶는건 당연하다. 일하지 않았으니 굶어야지.

오늘은 그 첫날.
일단 도서관에 진욱이와 승태형이 있었는데 화장실 앞에서 진욱이를 만났기에

"이제 저녁은 같이 못먹겠어. 10만원을 받았는데 여기서 저녁을 사먹으면 얼마 못버텨."

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고 승태형에게 전해달라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난 도서관에 있었고, 저녁은 둘이서 먹으러 갔다. 그리고 배가 고파서 집으로 조금 일찍 (저녁8시경)와서 찬밥에 어머니가 어제 일하고 덤으로(?) 받아온 족발을 나름 요리를 해서 먹었다. 그 후 인터넷에 접속했는데 진욱이로부터 쪽지가 왔다.

"심시쓰. 내일 저녁은 내가 밥 사줄께 밥먹자ㅋ 식권으로. "

기분 묘 했다. 왜라고 되물으니 대답도 없고;; 내가 많이 불쌍해 보였나보다. 한편 날 생각해주는것 같아서 고맙기도 하고, 여러생각이 겹쳤다.


사실, 현구형이나 충범형이나 금천형 인걸형에게는 너무너무너무 많이 얻어먹어서 뭐라고 말하기도 뭐하다. 늘 얻어먹는 입장인데 그런걸 아시면서도 늘 불러줘서 감사하다. 근데 이젠 동기에게까지 얻어먹으면 좀 그럴거 같았다.

그냥 그냥 좀 그런 날 이었다.

누가 그랬다. "가난은 창피한게 아니고 단지 좀 불편한거"라고. 근데 적당히 가난한건 불편이지만, 완전히 돈없는건 궁핍한건 창피한거 같다. 특히 사람들과 관계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가난한 사랑 노래

-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by simsiss | 2008/08/11 23:02 | 일상 속 생각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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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패닝홀릭 at 2008/08/12 11:17
몇 개의 포스팅만 읽었을 뿐이지만,생각이 깊으신분 같네요.
저는 뭐 낙천적이라고 하면 좋겠지만,사실은 공부도 안 하고 빈둥빈둥 거리며 별 생각 없이 살아서인지
진지한 포스팅을 읽다보면 저에 대해서 부끄러워질때도 있어요 -_-

그리고,가난이 불편할뿐이라는 소리는 저도 그다지 공감되지는 않더군요.그렇지만, 자신이 원해서 가난해진것도 아니고 스스로 창피함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의 미덕은 부등 외부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내부에서 나오는 거라 믿어서 인지,자신에게 떳떳하고 당당한 사람이 좋더군요(물론 허세,자만은 사절 -_-).비록,외부가치에 현혹되기 쉬운게 사람이지만 분명 내면에 주목하고 그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배려해 주시는 친구분만 봐도 심씨스님이 평소 어떤 인품을 가지셨는지 대충 상상이 될 정도네요.자신에게 떳떳해 하셔도 될 듯 합니다 :)
Commented by simsiss at 2008/08/12 18:30
우선 이 볼것없는 블로그에 와주셔서 제 개인적인 글을 읽어주시고 리플까지 달아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생각이 깊다는 말씀도 감사합니다~ㅋ 사실 전 그렇게 생각이 깊진 않은데;; 하핫

그냥 요즘 제 3의 4의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건지 이상하게 내가 잘 살고있는지 부터해서 이것저것 생각하다보면 지금까지 이룬게 별거 없다는 생각에 쉽게 우울해지곤 해서, 한껏 우울해진 마음으로 글쓴게 저렇게 나왔(?)네요.

다시한번 블로그 방문해주신거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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